싱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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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싱겁다

by 바람 그리기 2024.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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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락가락하는 비에 안과 밖으로 몇 차례 왔다 갔다 하며 잡은 술잔.

 꽃반지를 풀어놓고 담소하는 동안 무한 반복한 
 (입조심구설수입조심구설수입조심구설수....)

 다행히도 행사 뒤풀이가 무르익을 때쯤 굵어지기 시작한 빗줄기.

 비가 굵어지지 않았다면 오는 길에 틀림없이 또 혼자 술잔을 잡았을 일인데, 
 책도 우산도 빠뜨린 것 없이 싱거운 취기로 귀가.
 샘에서 푸덕푸덕 씻고 들어와 수록된 시를 방에 올리고,

 

☆~ 하현달 아래에서 / 성봉수 ~☆

하현달 아래에서 / 성봉수     깨어 있는 누구 있거들랑,  이 간절한 그리움의 야윈 얼굴을 기억하라  아니 어쩌면 잠든 머리 위거나 뜨락에 숨죽여 내려앉은  내 측은한 통정(通情)의 가난한

sbs090607.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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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장판에 아래위로 불 넣고 우쭈쭈쭈 늘어지게 기지개 켜며 누었는데.
 토닥토닥 내리는 빗소리가 되고자 거실 커튼을 활짝 열어 놓고 어둠을 바라보며 귀를 세우고 그렇게 작정하고 누웠는데.

 오래된 집 마당에 삼월이 긁적이는 소리와 독거노인이 어슬렁 끄는 슬리퍼 소리만 들리는,
 웬만큼 내린다던 예보가 무색하게 비가 싱겁게 멈춘 아침.

 연하게 탄 커피도 부담 없는 음악도 하릴없는 일상도,
 독하지 않아 감사한 오월 어느 날의 휴일 아침.

 

 
 202405110821일
 Bert Kaempfert His Orchestra-That Happy Feeling(1962) 2023
 배구퍼랏. 뭐 좀 묵자...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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