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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월이 언니가 퇴근 길에 김밥을 사와 물 한 컵과 함께 냈다. 그렇지 않아도 김밥이 먹고 싶었는데 뭐가 통했나? 김밥을 먹으며 또 한편으로는 '돈 천 원도 아까워 못 쓰는 사람이 얼마나 부엌일이 귀찮았으면 김밥을 다 사 왔을까...' 열 시 무렵, 갑작스레 찾아 온 두통이 점점 심해졌다. 새로 한 시 무렵 컴을 열고 책이 얼마나 팔렸는지 확인하다가, 뷰어를 실행하고 읽어 내려갔다.
어제 같은 기억들.
어머님과의 이별이 새삼스레 더 쓸쓸하다.
두통이 더 심해진다.
길 건너 편의점에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사 왔다. 그래야 편히 잠이 들것 같은 생각에. 내일은 병원도 다녀오고 행사 참여도 해야 하니, 고민 끝에 막걸리로 한 병만 사 들고 왔다. 홍화 동동주의 기억도 있었고….
대신, 잔은 작은 자기를 꺼냈다. 연우가 먹다 남긴 돼지고기 김치 지진 것을 레인지에 돌려 상을 차렸다.
방 안 컴에서는 김인배의 "운명"이 떠들고, 거실 티브이도 방을 마주 보며 떠든다. 어느 것도 내게 닿지 못하고 튕겨 나간다.
불을 끄고 잠이 든 것이 얼마쯤 되었지?
어머니 떠나시고 근 일 년을 불을 끄지 못하고 잠들던 밤.
요즘, 어둠의 무게가 또 그때처럼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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