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폭식
역시 에어컨 켜지 않고 잘 버틴 날. 갑자기 삶은 달걀을 먹고 싶어졌습니다. 탄수화물 섭취 없이 보낸 하루가 벌써 저물어 아랫배에서 맹꽁이 우는 소리가 요란하니, 문득 당긴 달걀의 구미를 멈
sbs150127.tistory.com
이렇게 밤을 새우고 꼭두새벽에 어제 후지른 부엌살림 설거지해 치우고 잡부를 나섰습니다.
반나절 일거리이니 후딱 다녀와 눈 좀 붙이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착각이었습니다. ㅍㅎㅎㅎㅎ~
두 시간 남짓, 3층 오르내리는데 뒤질뻔했습니다.
고개만 들면 세상이 뱅뱅 돌고 다리는 후들거리고, 나중에는 마른침이 올라오고 헛구역질까지 나는 게 속이 뒤집힐락 말락 정신 못 차렸습니다. 잠을 못 잔 여파인 것은 분명하고 숙취인 듯도 싶고 아무튼 뒤질 뻔했습니다. 반나절 잡부 중 점심이 되려면 두 시간은 남았으니, 오야는 다른 일을 더 할 생각였든 듯싶었는데... 솔직히 현장이 2층 정도만 되었으면 그냥 다 집어 던지고 오야 혼자 하라고 빠꾸오라이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허리 부실한 오야도 오랜만 일에 힘들기는 마찬가지일 텐데 혼자 3층 현장 뒤처리를 하라고 나 몰라라 할 수 없어 버텼습니다.

아무튼 제정신이 아닌 날이었습니다.
글을 깁느라 요 며칠 조금 무리하긴 했습니다.
오늘도 또 한편 얼추 기워 던져뒀습니다.
내일 잡부 나가려면 한두 시간 눈 좀 붙여야겠습니다.
길 조심, 차 조심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소서.
202308172843목
Percy_Sledge-When_a_man_loves_a_woman
서늘한 선풍기 바람, 가을입니다...
※ 잡부 뛴다고 뭐라 마소서! 담배 바꾸고 세금 내고 술밥 먹고... 살아 있어 먹고 살자니 하는 일입니다.
글은 쓰고 있으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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