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느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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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또, 느낌대로.

by 바람 그리기 2022.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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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암 저수지 -20220427
붓꽃 개화-20220429

 또 느낌대로 보낸 하루.
 안채와 바깥채 통로 위에 아버님께서 해 놓으셨던 비가림막.
 나무틀을 만들어 두 건물 사이를 잇고 합판을 올리고 장판으로 마감해 놓으셨던.
 돌아가시고 두어 해는 있는 줄도 모르고 지냈고, 하던 업장 말아먹고 얼빠져 객지로 떠돌다 무릎 절룩이며 돌아와 골방에 유폐하는 동안엔, 아무것도 보이는 것이 없었고.
 어머니 와병으로 병원 모시고 다니다 운명하시고 몇 해를 또 얼빠져, 알면서도 몸을 부릴 수 없었고.
 그러는 동안 장판이 삭아 물이 새고, 합판이 썩고, 틀까지 썩어 무너지기 일보 직전.
 비가 오는 날마다, 삼월이 언니는 여기저기 깡통을 받쳐 놓고.
 제 작년에야 수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차일피일.

 어제 아침.
 간장독 뚜껑 열고 내려오다가 썩어 반쯤 부러진 틀을 만져보니 조만간 우르르 쏟아질 정도다.
 "이러다 누구 대굴빡 뽀셔지것다"
 나무틀 썩은 것 하나만 보강할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또 계획 없이 느낌대로다.
 다 뜯어내고 양철 슬레이트 사다가 제대로 얹어놓을 생각이었는데, 이러다 또 한 해 넘길듯싶어 잡부나 나갔을 때 챙겨 왔던 장판 새로 까는 거로 일단 마무리.
 1mm의 오차도 용납지 않았던 아버님에게 비하면 밥풀로 붙여 놓은 꼴이긴 해도, 늘 찜찜하던 일 마무리해서 속이 션하다.

훈장-못_파상풍주사20220429_


 텔레비전이 혼자 떠들던 밤.
 아는 이와 모르는 이, 이제는 못 보는 이와 본 지 오래인 이, 처음 보는 이,
 생시처럼 나타나 이일 저일로 부대끼다 맞은 4월의 마지막 아침.
 그 모든 뒤숭숭하던 것들이 등짝에 담으로 달라붙어 있고...

 

 

★~詩와 音樂~★ 편지 / 성봉수

 편지 / 성봉수  국화 모종을 뜰에 심었다는 날  나는 우체국 계단을 내려서던 중이었지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쓴 시인의 편지는¹  가난한 가인(佳人) 덕에 시가 되었는데²  그대의 뜰엔 언

sbs150127.tistory.com

 
 202204월마지막날아침토
 소리새-오월의 편지
 배고푸다...
 방금 받은 친구 전화,
 "점심때 술 사 가지고 집으로 와. 옷 순 데쳐서 한 잔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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