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이 아깝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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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신록이 아깝던 날.

by 바람 그리기 2022. 5.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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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주년 어린이날에 잡부 가는 길.

 

 쉰내 구리구리한 아자씨끼리 타고 있다는 게 아까운 신록의 바람.

 담배 사러 들린 편의점에서 눈깔사탕 하나를 입에 물고 돌아와 부엌문을 열고 신발을 들여놓으려는데,
 귀가 토끼처럼 서도록 대가리를 뒤로 젖히고 난리 난 삼월이.

 

 "개코"라더니, 2% 부족해도 개는 개인가 보다.


 삼월이 언니께서 "맛있게 잡수시라"고 인스턴트 동결 건조 커피에 "헤이즐럿 커피를 섞어 놓으셨다.
 아, 내가 제일 싫어하는 커피.

 커피는 커피 맛, 담배는 그냥 담배 맛, 자장면은 그냥 자장면 맛.
 퓨전이네 뭐네, 색다른 것은 색다른 몇 번이면 족하고 가미하지 않은 본래의 본성이 좋다.
 원칙대로, 원래대로, 법대로, 순리대로.

 2% 넘쳐 4% 아쉬운 커피를 먹고 본능적으로 잡은 접대용 담배.

 

 요즘은 왜 편의점에서 시가를 안 파는지 모르겠다.


 박근혜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끽연자들의 사회적 위치와 의미.
 어르신께 선생님께 감사와 존경의 맘으로 담배를 선물하던 시절, 길거리 아무 곳에서나 생면부지의 사람끼리 담배와 불을 얻어 피고 나눠주던 시절.
 사람 냄새가 풍기던 그리운 시절.

 하긴, 내 유년은 "어린놈이, 여자가 건방지게 앵경을 썼다"라고 나무라던 어르신이 계시던 시절이었으니...

 흘러가는 물을 무엇으로 막아설 일인가.


 계속되는 등짝과 어깨의 통증.
 아무래도 목디스크가 또 심해진 듯싶은데. 병원 가는 것도 이젠 귀찮고 진력나고, 아무리 물 위에 떠내려가는 오늘이라 불편함을 감내하며 애써 괜찮은 척 뒤로 밀쳐버려도 참 거북하다.
 몸이 그러니 오늘따라 의자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유독 신경 쓰인다.
 어쨌건 하루 다 갔다.

 

★~詩와 音樂~★ [시집 『검은 해』] 쐐기 / 성봉수

 쐐기 / 성봉수  경추 추간판 탈출증  병원 다닌 지 일 년이 지났어도  한번 꺾인 고개는 고만고만  곧추서질 않는다  내가 바라볼 곳은 아래  돌아갈 곳은 땅이라고  뻣뻣한 어제를 꺾어 놓

sbs150127.tistory.com

 
 202205051915목100주년어린이날立夏
 Maywood-I'm In Love For The Very First Time(1982 서울국제가요제동상)
 입하. 여름이다.
 작년에 담근 오이지 꺼내 종종 썰어 반은 꼬들 거리게 무치고 반은 소금물 빼지 않고 여름내 먹을 냉국으로 두 통으로 나눠 물 받아 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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