똔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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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똔똔.

by 바람 그리기 202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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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놓은 안방 문 저편으로 보이는 바깥 창.
시간에 어울리지 않게 아직도 불투명 수채화다.
"빨래..."
어제 옥상 가득 널어놓은 겨울옷 빤 것이 번뜩 생각나 일기예보를 살핀다.
<50%>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하늘.
한꺼번에 챙겨 내려오느라 낑낑거리며 욕봤다.
처마 아래 널 수 있는 것은 그대로 다시 널고, 옷걸이 없이 가랑이 벌려 거꾸로 매달았던 바지들만 안으로 들고 들어왔다.

*볕 좋을 때 널었으니 어제 늦게 바깥일 보러 나서기 전 확인했을 때 이미 잘 말랐다. 그냥 걷으려다, 두터운 점퍼류는 오늘 잠깐이라도 더 볕 쐬고 걷는 게 나을 듯싶어서 그냥 두었더니 욕심이 되었다.
잘 말랐던 옷이 다시 눅눅하게 되겠으니, 판단이 2% 부족했다.

*담배에 덴 혀가 까끌거리고, 술에 덴 속이 화끈 뜨끔거린다.
2:1.
소주와 맥주. 그 비율이 바뀌었으면 딱 좋았을 상황였는데, 2% 과했다.

*비설거지하고 들어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빗방울이 채양위로 떨어진다. 다행이다.
'배고픈데 안 고픈 것 같고, 안 고픈데 고픈 것 같고' 늘 이 무렵이 그렇다. 밥 먹자고 달그락거리기엔 귀찮은데 빈속에 한 움큼 약을 넘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후드득...
채양 위로 비가 떨어지고,
차르릉 달강...
바람종이 울고,
커튼으로 빛을 막은 지금 내가, 모든 감각을 열고 그 파동에 실려 너울거리고 있고….

-이 늘어짐에 만화책이 있으면 딱 좋을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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