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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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바람에 안겨...

by 바람 그리기 2016.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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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불리 먹은 강아지들이 오수에 빠졌습니다. 저 못난이는 여전히 사람처럼 큰 대자로 자고 있고요.

삼월이가 하도 도망 다녀 목줄을 해놓았어도

새끼들은 죽자사자 어미 품을 찾습니다.

오늘이 강아지가 태어난 지 한 달 이틀째 되는 장날. 암컷 두 놈이 다 예뻐 기왕이면 아는 이에게 분양하고 싶은데 여의치가 않네요. 오늘 장에 가 금을 보고, 다음 장에 새끼를 낼 생각이었는데…. 삼월이를 팔고 새끼를 길러야 하나 어쩌나 생각하고 있어요. 삼월이 언니가 동물에 대해 제대로 정을 붙이게 해준 놈이니, 삼월 언니의 의사를 물어봐야겠어요.

 

가을 장미가 화려하게 피어난 가을마당.

소국도 앞다퉈 망울을 벌고, 있는 듯 없는 듯 온 계절을 함께했던 나팔이도 얼마 남지 않은 계절을 향연 하는데…. 일일초의 잎은 갈변이 시작되었어요. 매일매일 충실했던 개화. 그 마지막이 담담하게 오고 있는가 봐요.

 

어머님 방에 전기매트 들여놓으려면

오늘은 카펫을 빨아야겠는데….

세제에 담가놓았다, 점심 먹고 빨아 널어야겠어요.

 

콩을 갈아 커피를 내리고

어머님과 나란히 오래된 집 마당에 앉아

살랑이는 가을바람에 안깁니다.

"나도 담배 좀 배워볼까?"

어머님께 불을 당겨드려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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