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 좋은 날의 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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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볕 좋은 날의 외식.

by 바람 그리기 202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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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만 통보받은 불안정한 약속.
 버벅거리는 내 폰 덕분에 설상가상인 미진한 소통.
 "시간과 누구와 어디서"를 급박하게 연락받고 부랴부랴 나선 집.

 뒤늦게 합류해 종이컵에 담긴 식모커피를 잡고 사안에 대해 논의를 마치고 귀가하는 볕 좋은 길.
 장날이다.
 모처럼 '방앗간에 들릴까?' 생각했다가,
 "의식이 지배하는 행동은 어쩌면 도식된 습관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떨어진 라면과 담배 챙겨 그냥 집으로.
 오미크론 염려도 있었고...

 그래도, 굴속 같은 집으로 그냥 들어가기엔 볕이 너무 아깝다.
 장터 막국수 대신 중국식당에 들러 자장면을 시킨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양파와 단무지에 식초를 뿌리고,
 빼갈 한 병을 곁들여 깔끔하게 먹어 치우고 집으로.

 우편함에 도착한 책을 빼 들고 대문을 밀치는데,
 삼월이가 코앞까지 쫓아 나오며 반가워 죽는다.
 '지지배야, 어쩐 일로 바깥출입을 다 하셨어? 볕이 기똥차지?'

 

 알랑방귀 죽는소리가 별수 없이 까까 대령하라는 거지 별거 있겠나?
 땅콩 캐러멜 하나 챙겨주고 인삼차 한 봉 풀어 들고 서재로.

 

 서재 밖이 아직 훤하다.
 밤은 짧아지고 낮은 길어지고,
 겨울이 다 간듯싶다.
 어쨌건 오늘도 다 갔고...

 

 

 


 
 커피 대신 인삼차를 타며 나도 모르게 터져 나온 구시렁거림.
 '니들도 늙어 봐라~'ㅋㅋㅋ

 

 

 

#자장면gif, #백수, #예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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