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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부터 방바닥에 깻잎인 어머니.
덕분에 약속됐던 바깥일을 봤지만….
야간 투석이 없는 날이니 병원 나들이를 서둘러야 하는데, 깻잎 병의 증세가 아침까지 변함이 없다.
기침하시는데 10분.
소매 한쪽 걸치고 10분.
밥 한술 입에 물고 10분.
…….
버럭이 목구멍까지 치민다.
자싯물 통에 던져 더 깰 그릇도 없으니 꾹꾹 용케 참았다.
세수 패스!
용변 패스!
주먹만 한 눈곱을 달고 봉두난발을 한 어머니 허리춤을 잡고 억지로 밀고 밀고 시간 안에 병원에 닿았다.
이젠 투석기가 어머니를 위한 건지
어머니가 투석기를 위한 건지
그 존재의 의미가 헷갈린다.
싸락눈이 내리는 날,
투석기의 부속이 된 어머니를 생각하며
씁쓸 허무 답답하게 창 앞에 섰다.
나는 지금 어떤 존재의 부속으로 의미가 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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