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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건 저녁이건 이르건 늦건 아랑곳하지 않고
사방팔방 불이 켜 있건 티브이가 혼자 떠들건 상관하지 않고
꼼지락거리던 서재 컴퓨터에 파일을 마무리 못 하였더래도
졸리면 그냥 벌떡 일어나 픽 쓰러져 잔다.
그렇게 요 며칠,
졸리면 무조건 잔다
두어 차례 눈이 떠지긴 하여도,
베개를 찾아 베거나 이불을 펼쳐 덮으며 움츠린 몸을 쭈욱 펴 고쳐 눕는 것으로 의식의 귀환을 거부하고
또 잔다.
그 속에서 액자 소설의 주인공이 되어 밤새 꿈과 생시 사이를 울고 웃고 쫓겨 다닐지언정,
잠을 따라나서는 거룩한 의식을 멈추지 않는다.
/
그리운 맘 없으니
애달픈 맘 없으니
억울한 맘 없으니
슬픔을 모르고 서글픔을 모르고 쓸쓸하거나 외로움도 모르니
배고픔을 잊은 나는 마법처럼 잠든다.
/
철시한 상점 앞, 바람 빠져 쭈그러진 풍선 인형 이거나.
미래 어느 평화로운 시대, 쓰임이 다해 전원을 끄고 창고 구석에 쑤셔 박아 놓은 구식 전투 로봇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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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아직 대문을 넘어서지 못한 아침.
사흘째 요강 부실 일이 없으니 댓돌을 내려서는 서성거림이 싱겁다.
202406020555일
진주조개잡이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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