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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
며칠 전 교외로 향하는 차에 올랐습니다.
도화가 진 자리, 산마다 길마다 골마다.
벚꽃이 만발했더군요.
문득,
'아, 벚꽃 필 때 다시 오자'라던 그 길이 생각났습니다.
꼬불거리던 그 길이 너무 이쁘다면서...
아무리 알 수 없는 것이 사람 앞날이라지만,
불과 일 년 전의 일인데 그사이에 많은 것이 변해 허툰 말이 되었군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전국 어디든 한산해진 벚꽃길입니다.
그러니 너무 서운해 마시고 그렇다고 너무 꼬시다 하지도 마시고요.
잘 계시지요?
새로 딛는 걸음마다,
하나하나 버리고 지워가는 일도
당연합니다. 이해합니다.
귀 딱지에도 이르지 못할 시름없는 말이겠지만,
소중한 하루하루 잘 보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무각제 창밖의 바람종 소리를 들으며
성봉수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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