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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날.
개전에 가서 삼순이와 삼식이 낼 것 물어보니 늦어도 한 달 보름 안에는 가져와야지 큰 건 안 사간다고 당장 가져오라는데, 서운한 맘이 들어 다음 장에 가져온다 했다. 5천 원에서 만 원 준다는데…. 필요한 사람 있으면 그냥 분양하면 좋을 텐데.
달걀 한판과 북어 채를 덜렁덜렁 사 들고 집에 와서, 확인할 것이 생긴 서류를 찾다가 떨어진 사진 한 장.
수덕사 대웅전 앞 계단인 것 같은데,
연아가 아기 때였으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피골이 상접하고 검게 그은 내 모습.
속절없이 내 몸만 축내며 허송세월이었던….
이어 눈이 간 연정이 앨범.
집이 지저분하다. 늘 야단을 치던 시절이었는데, 지금과 비교하니 사물은 정돈되고 방바닥은 윤이냐고, 깨끗하기가 하늘과 땅이다.
무엇이 변했을까?
이 혼돈과 혼잡과 엉망진창인 집안이 아무렇지도 않도록 느끼게 하는 것은…….
그때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했지.
그건가?
모르겠다…….
아이들 사진,
참 열심히도 찍어줬었는데….
어머님 끝나실 시간 돼간다.
얼른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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