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날이 차가워지니 두꺼워진 옷을, 황소바람이 매운 샘에 쪼그리고 손빨래를 하기가 녹록지 않습니다.
움츠려진 몸을 다그치기도 귀찮고요.
오후 나절에야 잠깐 드는 볕.
이렇고 저러니, 아침에 집을 나서기 전에 세탁기를 돌려놨습니다.
어머님 두 번째 혈압 측정치를 확인하고, 침대 아래쪽을 조금 올려놓고 서둘러 집으로 왔습니다. 오래된 집 마당의 볕이, 이미 보자기 만큼만 남기도 떠나고 있습니다. 세탁기에 빨래를 꺼내 탁탁 털어 널고 다시 집을 나섰습니다.
건널목을 건너 재래시장 입구를 지나는데, 대일 씨 부인, 동창 최 여사가 손짓을 합니다. 핑곗김에 따뜻한 홍차를 한잔하려고 했더니 바리스타가 건넨 것은 생강차였습니다. 어쩐지, 홍차를 투박한 커피잔에 들고나와 이상하다 생각했습니다.
재래시장을 들고나는 골목을 바라보고 창가에 앉아. 의도 없이 보약을 먹습니다.
…. 아, 달다.
찻집에 장식된 소품, 크리스마스트리 너머로 성탄 축하용 장식에 쓰일 반짝이 별을 손에 쥔 아가씨가 지나갑니다.
보약을 먹은 후유,
위아래 입술이 자꾸 달라붙습니다.
쩍. 쩍.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