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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기다리지 않았는데 기다린 것처럼 비가 오신다.
나는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일상의 모든 손을 놓았다.
어쩌면,
새봄이 오기 전 마지막 맞을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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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이기 전 샘으로 옮겨 닦으려던 화분을 하루 더 두기로 했다.
담배를 먹으며,
커피를 먹으며,
이 음악에 나를 맡기고 하루를 보냈다.
"비 오는 마당에 택배 던지는 소리"
"이따금 울리는 바람종 소리"
"이따금 들리는 삼월이 짖는 소리"
어둠이 물드는 창을 보며 생각한다.
피 같지 않은 것엔 연연하지 말자고.
숙취로 온종일 웩웩거린 게 그제인데.
문득, 밀려오는 술 생각.
냉장고에 술이 남아있나 모르겠다.
오늘 번데기 남은 한 깡을 잡을까 어쩔까...
삼월이 언니께서 끓여주신 북어 해장국,
두 번은 더 먹을 수 있는데 데워 놓으려다 태워 먹었다.
스멀스멀,
내 안 깊은 곳에서 무엇이 꿈틀거리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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