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컵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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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시간의 컵을 잡고.

by 바람 그리기 2020.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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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이 담긴 세 개의 컵이 있습니다.


 첫 번째 컵은 늘 물이 넘쳐흐릅니다.
 두 번째 컵은 알맞은 높이로 늘 물을 담고 있고,
 마지막 컵의 물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었습니다.


 첫 번째 컵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을 만큼의 양을 담아내기엔 컵의 크기가 작았거나 컵의 감당을 넘어서는 많은 양의 물을 따르고 있어서입니다.
 두 번째의 컵은,
 그 컵에 담긴 양의 물로도 충분하게 목마름이 해소되거나 컵의 크기에 알맞은 양의 물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가면서 줄어드는 세 번째의 컵은,
 컵이 새는 곳이 있거나 물이 증발하는 양에도 못 미치도록 적은 양의 물을 따랐기 때문입니다.


 누가 내게 어찌 물을 따르고 내가 누구의 어떤 컵이 되어 있는지.
 나는, 나의 관계는, 나의 사랑은, 나의 시는,
 어찌 따른 물인지...
 어찌 담는 컵인지...
 내가 쥔 지금이라는 시간의 컵을 생각합니다.




 

 Beethoven-Tempest

 202002033215월

 202002040815화입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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