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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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아침을 기다리며.

by 바람 그리기 2024.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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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햄,가래떡 반에 반줄,당면 한 웅큼)/ 달걀(반숙 세 알)/ 어묵탕(이력 모르는 냉동실에 유부, 냉장고 쩐내 나서 국물만 먹음)/ 단무지(바깥채에서 공식적으로 훔쳐 옴)

 냉장고를 탈탈 털어 술밥상을 차려 앉아
 아끼는 좋은 술로 잉여 인간의 하루를 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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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변을 보고 건너와 밤새 헛 지름 태운 안방 전열기를 끄고 한 개비 남은 담배를 문다.
 새로 네 시 오십 분.
 밤새 혼자 떠든 텔레비전에서 애국가가 흐른다.

 주섬주섬 점퍼를 걸치고 집을 나선다.
 물기 머금은 포도.
 불을 환히 밝힌 텅 빈 시내버스 첫차가 덜컹거리며 스쳐갔다.
 담배를 사고 터벅터벅 시내를 한바퀴 돌아 돌아왔다.


 또 오늘로 넘긴 어제치 위장약 두 봉을 바라보며 타는 커피.

 봄이 발치에 머뭇거려도,
 쉬이 오지 않는 아침.

 


 202403030538일
 장계현-잊게해주오 mix 바람종2023봄
 바삭하게 마른 새 담배를 기분 좋게 물고, 모처럼의 습작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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