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李 愃)'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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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이 선(李 愃)'을 만나다.

by 바람 그리기 2020.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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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이 닿는 곳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불덩어리처럼 뜨겁다.

 피부 안쪽 진피층에서는 벌거지들이 굼실거린다.

 더운 것도 아니고 추운 것도 아니고. 아니다,

 추워죽겠고 더워 죽겠다.

 어제 그제 이틀을 그랬다.

 졸려 죽겠어서 자리에 누우면 몸 전체에 벌레가 기어 다닌다.

 천불이 나서 선풍기를 틀면 춥고 아프다.

 오금에서 찌릿찌릿 전기가 온다.

 켰다, 껐다, 이불을 덮고 켰다, 껐다....

 그렇게 환장하다 10분을 넘기지 못하고 벌떡 일어서 서재 의자에 앉는다.

 그러고는 또 정신없이 절구질하다 선뜩 놀라 자리에 누우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발작,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오늘은 아예 자리에 누울 생각을 접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치고 팔딱 뛸 것 같은.

 아무래도, 뒤주 속의 '李 愃'이 내 몸을 빌어 환생하려는 듯하다.

 

 

 

 

 202007303027금

 비 예보가 더 있어 걱정했더니, 새벽 무렵 풍경이 잠시 흔들리다 말았다.

 아, 졸려는 죽겠는데 자리에 누우면 또 벌거지들이 기어 다닐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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