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에브리선데이 세종시 봉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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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카페] 에브리선데이 세종시 봉암점

by 바람 그리기 2020.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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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 마치고, 식사하고,

 가실 분들은 가시고...

 

 카페 <에브리선데이(EVERYSUNDAY)> 봉암점.

 

 공유가 CF 촬영했던 장소이건 말건,

 <침침한 하늘, 침침한 건물>

 

 귀곡산장이 뭐 별거던가...

 

 

 선수가 달려들어 천지개벽을 이룬 옛 농협 비축미 창고.

 

 높은 천장을 돌아 내리는 하울링 같은 음악의 공명.

 무슨 장르의 무슨 음악이건,

 늘 턱을 괴고 커피 맛에 깊게 빠지게 하는 마술이 있다.

 

 

 삼삼오오...

 

 

 사람도, 사람들의 목소리도,

 하울링 같은 공명에 모나지 않게 뒤섞이며 또 공명이 되고...

 

 시키지 않아도 내가 있는 곳은 늘 "가생이".

 치열한 자각에 눈 맞추지 않는 "주변".

 

 

 밤을 꼬박 새우고 지키고 선 공간.

 내가 지금에 존재하는 증거,

 하우링 같은 공명이 이명이 되어 왜곡된 시간 위로 떼구루루 굴러 다닌다.

 

 

 ('봉숭아 물 자알 들었네...')

 

 

 "구레나룻이 없어서 이상하다"는 셋째의 흉.

 

 하...

 깎은 머리가 왜 저렇지?


 

 스포츠머리만 하고 다니던 어린 시절.

 툭하면 검문을 당하는 것이 귀찮아 오랜 시간 구레나룻을 기르고 다녔었는데.

 그러다가, 깔끔하게 매일 싹을 잘라 면도를 하며 지낸 것이 이제 것의 반 생만큼은 되지 싶다.

 

 "씨 도둑질은 못한다더니, 너도 성씨네 자손 아니랄까 봐 구레나룻이 그렇게 나는구나!"

 당신 자식,

 당숙 아저씨 걸걸하던 모습에 나를 얹어 놓으며 혼잣말처럼 웃으시던 작은 할머님.

 운명하신 것이 언제인지 기억을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시간이 흘렀네.

 


 

음,

"하얀 구레나룻"

그것도 괜찮을 듯싶다.

낼부터 옆 면도는 패쑤다.

 

 

더보기

 

 책상 앞 창에서 늘 마주 보는 아이들.

 오늘따라,

 여기까지 온 세월이 어제였던 듯 손에 잡힐 것 같다.

 

 비가 쉼 없이 온다.

 

 

2020팔월첫날264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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