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아침을 먹고 치우고 어제 사 들고 온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어머니께 다듬으시라 하고
찹쌀풀을 쑤어 식히고 김치 물을 만들어 미리 익히려 2층 볕 잘 드는 곳에 올려놓고, 간 김에 독 뚜껑 열어놓고 내려와 다듬은 김칫거리 소금 뿌려 놓고 양푼에 물 올려놓고 들어와 아침 설거지하고 나서, 한풀 죽은 김칫거리를 끓는 물에 데쳐 소쿠리에 받혀 흐르는 물에 담가놓고. 어머니 국이 달랑거려 어제 김칫거리와 함께 사다 놓은 장어와 문어를 씻어 베 자루에 양파, 파, 생강, 마늘과 함께 넣어 들통에 불 댕겨놓고.
주무시는 어머니 깨워 앉히고 점심상 차려 먹고 등에 파스 붙여드리고 설거지하고.
밖으로 모셔 일광욕하시라 안쳐드리고 이제야 콩을 갈아 커피를 내린다.
저녁에 모임 다녀오면 오늘 일과는 끝.
오래된 집 마당에 앉아 볕을 쐬는 움푹 파인 도마와 어머니의 말라버린 허벅지.
시간이 그렇게 함께 흘렀다.
반응형
'낙서 > ㅁ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 5.18/임을위한행진곡/바람그리기 ~ ▶◀ (0) | 2016.05.18 |
---|---|
☆~ 삼류시인과 함께하는 청포도로 잼 만들기/바람그리기 ~☆ (0) | 2016.04.29 |
봄은 온다. (0) | 2016.03.20 |
★~ 테러방지법과 텔레그램 망명 / 바람그리기 ~★ (0) | 2016.03.05 |
☆~ 누나를 지켜랏! / 바람그리기 ~☆ (0) | 2015.11.2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