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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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조천변에서.

by 바람 그리기 2017.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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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마치실 시간이 한 시간쯤 남았을 무렵 병원을 나섰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아기고양이처럼 곤한 잠에 빠져계십니다.

왠지, 어깨가 무겁고 답답해서 무작정 나와 걷다 보니 천변 육교 위에 올라서 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차들은 바쁘게 오가고,

멀리 ktx 오송역이 보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푸른 산이었던 곳이 황량하게 깎여 있습니다. 오송 신도시가 근교에까지 닿았군요.

'어!'하면,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변해갑니다.

저녁부터 있을 비 소식 때문인지, 미세 먼지 때문인지, 하늘이 온통 잿빛입니다.

 

늙은 벚꽃 가지에도 새봄의 움이 굼실거립니다.

머지않아 제방을 따라 늘어선 나무마다,

벚꽃이 장관이겠지요.

 

오늘이 3.1절.

광화문을 가득 메운 탄핵반대 집회의 태극기 물결이, 맘을 무겁게 합니다.

어서 빨리 결정돼서 화합하고 치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십 분 남았네요.

기지개 한번 늘어지게 켜고, 담배 한 대 더 피고 바람에 안겨 걸어가면 얼추 시간이 맞을 것 같아요.

 

휴일 남은 시간,

여유롭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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