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몰아치기의 일상에 익숙한 나.
"사나흘 밤새운 후 느끼는 에너지 고갈 상태의 컨디션"
그래서 닷새째에는 12시간쯤 잠을 자게 되는.
그 일상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요 사나흘 동안.
자리에 앉으면 졸고 있고, 눈을 뜨면 자고 있다.
독한 감기약에 취한 듯, 콕시듐에라도 감염된 듯 요 사나흘이 정신없이 졸리다.
저녁 밥상 물리고 눈뜨니 다섯 시.
방만 빼고 부엌으로 서재로 불은 다 켜져 있고.
커피를 타 들고 내려선 마당.
나팔꽃은 여전히 탈출을 꿈꾸며 짧은 아침을 잡고 흔들리고 있다.
여러 종류를 심으면 교잡이 일어나는 듯싶다.
새끼손톱만 하던 아기 나팔꽃의 크기가 커지고 색도 진해졌다.
왕 나팔꽃도 첫 꽃을 피웠고 나리꽃은 세 번째의 망울이 벌었다.
봉숭아도 쑥쑥 자란다.
아욱을 닮은 이 꽃.
삼월이 언니가 이쁘다며 캐다 심은 이 꽃.
같은 송이 안에서 한쪽은 피고 한쪽은 지는 그 꼴이 하도 지저분해 담아 남길 수준의 것이 못되었는데,
'빨강'이라는 존재가치도 조만간 왕 나팔에 넘길듯싶어 한 장 박아보았다.
출근하는 막내.
뭔 방우 아저씨 몸에서 달콤한 향수 냄새가 훅 풍긴다.
출근 버스에 맘에 드는 아가씨라도 있는 건지...
대문을 밀치고 나간 후에야 귀빠진 날인 것이 생각났다.
미역국이라도 얻어먹고 가는 건지 모르겠다.
삼월이 년.
꼭 안채 현관 앞 똑같은 자리에 매일 지뢰를 심어 놓는다.
오늘은 부아가 나서 욕을 걸지게 하며 부삽으로 떠서 우리 앞에 가져다드렸다.
"뭔일이지?"
눈만 꿈먹거리며 내다본다.
'모자라는 년이 복은 있네. 가이를 수 없이 키웠어도 집 안에 들어와 보는 년은 니가 첨이다'
어젯밤, 건너 채 식구들 식사하는 식탁 아래 들어가 앉아 있는 삼월이를 보며 중얼거린 말이다.
행복한 하루 되시라
*임플란트 발치한 곳 통증이 이제야 수그러들었다.
*데면데면하다[형]
(1)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친밀성이 없고 어색하다.
(2) 성질이 꼼꼼하지 않아 행동에 조심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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