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 온도 레벨을 5단까지 올려놓고 두꺼운 옷을 입은 채 자리에 누웠으니 몸은 따뜻했지만, 이불 겉면은 한기가 섬뜩하도록 기온이 떨어졌다. 그러니 당연 두 공간의 극명한 온도의 괴리로 인한 숙면 불가. 참 불편하게 잤다. 난방 텐트를 치고 상여 속 같은 공간으로 들어서기엔 아직 이른듯한데...
이불을 차내지 못하게 침낭을 사용해야하나 어쩌나...
담 든 허리가 아직 개운하지 않고, 장복의 부작용을 우려해 격일로 줄여가고 있는 목디스크 통증약 때문인지 목과 팔뚝의 컨디션도 별로고... 무엇보다, 발가락 끝이 통증으로 느끼도록 시려와 꼼짝하기가 싫다. 그래서, 오전 내 아무것도 하지 않고 몸을 사려 뒹굴거린다.
보일러 수리한 것 정리할까(폐보일러와 해체한 배관에서 재활용 부속품들 떼어내고 장비 정리해서 치우고)?, 옥상 방수공사 한 것(담아 둔 텃밭 흙무더기들, 지난 장날 주워 놓은 스티로폼 박스에 나누어 담아 아래층으로) 정리할까?, 생각하는데, 떨어진 지 이틀 된 혈압약 생각이 순서를 앞선다.
무엇이든 하나는 진작 마무리했을 일인데, 이틀 동안 잡부 다녀오느라 일정이 꼬였다. 공과금이야 도리 없지만, 책 판 돈으로 술 사 먹는 일은 없어야 할 일이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오전은 몸 사리기로 하고 써버렸고, 오후를 혈압약 처방만으로 보내기엔 아깝고.
지난 추위에 잎에 얼음 먹은 불쌍한 난 화분들.
우선 현관 앞 처마 아래로 모두 옮겨놓았는데(한번 들여놓으면 내년 봄까지는 못 볼 햇빛이니 난에 미안한 생각도 있었고), 병원 나서기 전에 화분들 들여놓는 일에 오후를 나누어 쓰면 될듯하다.
가을이 다 되어 처음으로 분갈이하며 화분이 많이 늘었으니, 궁리를 잘해야 모두 들여 놓을 텐데...
배고프다.
여태 꼼짝 없다, 현관 문 여는 소리에 사탕이나 얻어 먹을까 쪼르르 달려온 삼월이.
왜 여기서 벅벅 거리는 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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