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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다녀와 먹고 치우고 어머니 이 닦으시는 것과 잠자리까지 챙기고 커피를 한잔 타서 마당에 앉았는데,
갈라진 하늘에 빛이 남았다.
해가 길어지긴 한 모양이다.
커피와 맛난 담배와 윈드벨 소리가 어우러지는
제럴드 졸링의 Ticket To The Tropics를 듣는다.
그때,
나이트클럽에서 빠른 댄스 타임이 끝나면 늘 이 곡과 함께 블루스 타임이 시작 됐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 노래가 나오면 약속이라도 한 듯 우르르 무대에서 내려와 썰물처럼 자기 자리를 찾아갔지. 그것마저도 아련한 기억이었다고 빙그레 떠올리는 순간,
이유도 없이 그녀가 생각난다.
아…. 그래. '썰물처럼' 이란 생각 때문이었나 보다.
그녀가 집을 나서 자주 서 있던 곳은 포항의 바닷가였는데,
물론 내가 본 적도 없었고 그녀로부터 스치듯 전해 들은 한 번인가의 짧은 문자와 사진이 전부였는데….
"포항 해변에 왔어요"
그런데 느닷없이 그녀가 떠오른다.
지금은 안녕조차 모르는 사람.
왜 갑자기 그녀가 떠올랐을까?
따뜻했던 사람.
몹시도 궁금하지만, 그게 다인걸.
오늘따라 윈드벨이 바쁘게 운다.
비가 오려나?
아무도 모르는 선술집 구석에 혼자 앉아,
쓴 소주 한 모금 넘기면 좋겠다.
그렇게 가슴 한쪽이 아삼삼하다.
몇 번을 들어도 참 좋은 노래...
아마도 그녀에겐 그 해변이 이 노래 속의 그 곳 이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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