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171 이유. 잡부 다녀오며 땀에 젖은 주머니에서 언제나처럼 담배부터 꺼내 놓는다. 십칠일 동안 그대로인 담배. 하드커버가 너덜거리니 내용물이 찌부러든 게 당연한 일이고, 꽁초가 담긴 재떨이도 십칠 일 전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너 번째인 거 같다. 습관적인 행동으로 변하고 맛이 없다고 느낀 즉시 끽연을 멈춘 것. 그렇게 멈추고 몇 년도 갔고 몇 달도 갔고... 어느 해 가을, 낙엽 태우는 냄새에 환장하며 늦은 밤 뒷골목 후미진 술집에 혼자 앉았을 때 몇 년 만에 입에 물었고. 그 후로 또 어느 해, 그녀가 떠나가고 한 계절쯤 지났을 무렵 진지를 마다하시는 어머니와 옥신각신하던 밥상을 둘러 엎고 속상해하며 몇 달 만에 물었고. "곱슬에 옥니에 담배마저 질겅질겅 씹어 피우니 필경 고약한 성질일 것"이라던 내.. 2021. 7. 2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