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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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이유.

by 바람 그리기 2021.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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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부 다녀오며 땀에 젖은 주머니에서 언제나처럼 담배부터 꺼내 놓는다.

 

 십칠일 동안 그대로인 담배.
 하드커버가 너덜거리니 내용물이 찌부러든 게 당연한 일이고,

 

 꽁초가 담긴 재떨이도 십칠 일 전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너 번째인 거 같다.
 습관적인 행동으로 변하고 맛이 없다고 느낀 즉시 끽연을 멈춘 것.
 그렇게 멈추고 몇 년도 갔고 몇 달도 갔고...
 어느 해 가을, 낙엽 태우는 냄새에 환장하며 늦은 밤 뒷골목 후미진 술집에 혼자 앉았을 때 몇 년 만에 입에 물었고.
 그 후로 또 어느 해, 그녀가 떠나가고 한 계절쯤 지났을 무렵 진지를 마다하시는 어머니와 옥신각신하던 밥상을 둘러 엎고 속상해하며 몇 달 만에 물었고.

 "곱슬에 옥니에 담배마저 질겅질겅 씹어 피우니 필경 고약한 성질일 것"이라던 내가 이렇게 별안간 담배를 피지 않을 때마다,
 "어떻게 아무렇지도 않게 하루아침에  끊을 수가 있냐?"라며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고,
 "어떤 이는 보조요법까지 써도 실패하는데, 피우던 담배를 주머니에 그대로 가지고 다니며 어떻게 안 필 수 있는지 참 독한 사람이다"라고 혀를 차는 사람도 있었고.
 그럴 때마다 하는 말,
 '끊은 게 아니고 안 피는 거'라고.

 이번에도 얼마나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필지 모를 일이다.
 어쩌면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필 수도 있고, 몇 년이 지나도 피지 않고 있을 수 있겠고.
 확실한 건, 묽어진 피가 싱거워졌겠고 짝 잃은 커피가 반쪽의 맛이 되어버린 것.



 용궁.
 왠지 2% 부족한듯싶은데 좁은 공간에 무얼 더 보태 넣기도 그렇고,
 여과기를 낙수에서 기포로 사용 방법을 바꿔봤다.
 여쁘다.

 

☆~詩가 된 音樂~☆ Love On The Brain / Cassidy Wales Cover

Love On The Brain And you got me like, oh What you want from me? (What you want from me?) And I tried to buy your pretty heart, but the price too high Baby you got me like,..

sbs150127.tistory.com

  ▲건너가셔서 음악 듣고 광고 한 개씩 누르고 덜 오셔▲



 
 202107242705토
 졸린데, 어디서 우찌 자야 덜 더울까….
 선풍기 바람이 갑자기 서늘해졌다.
 새벽이 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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