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가위1 시간이 그럽디다. 독거노인 연명하는 뒷방이라도 좋고, 백면서생 신선놀음하는 사랑채라도 좋고, 얼치기 땡중님 도 닦는 법당이라고 해도 좋을 이곳. 이곳에 걸린 모든 달력은 또 다른 달력 위에 겹쳐 있습니다. 겹친 달력은 어머님 모시고 병원에 입원하던 그해 그달에 멈춰져 있습니다. 어느 것 하나도 기억에서 지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니 모르겠습니다. 저 깊은 곳에서는 그러하겠지만, 꼭 그래서만은 아니고 그냥 그렇게 내버려 두고 여섯 번째의 새 달력을 겹쳐 걸었습니다. 달력 앞에 섰다가 오늘은 갑자기 서울 큰 이모님께서 들려주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그때 외할아버님 기일에 친정 나들이하셨다가, 환우 중이셨던 언니 안부를 확인할 겸 집에 들르셨습니다. 어머님과 셋이 마주 앉은 자리에서 제게 말씀하셨죠. "아니 조카! 들어오며 보.. 2023. 3. 2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