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강촌사람들-송학사1 잘 지냅니다. 바람종 소리가 이상합니다. 겸사겸사 담배를 물고 비바람 거센 밤을 나섰습니다. 바람종의 손이 서로 얽혀 아우성칩니다. 어젯밤의 일입니다. 느리게 올라오던 태풍이 꼬리쯤 걸쳤을 낮. 엄두가 나지 않아 그냥 들어왔던 바람종의 손을 풀어헤쳤습니다. 평상 위에 또 의자를 놓고 올라가 고개를 치들고 팔을 위로 뻗어야 하는 일. 가끔 있는 일이긴 해도 늘 위태롭고 인내심이 필요한 일입니다. 다용도실 전등을 갈러 올라선 의자에서 넘어져 팔이 부러진 것이 불행의 도미노 첫 블록을 건드린 것처럼 지병으로 가는 운명의 시발이 되었던 큰 누님이 생각나는 불편한 일입니다. 득도한 맹인이 실을 꿰는 형국으로, 깊은 곳에 아직 남아 있거나 세월의 힘으로 봉인한 다혈질의 버럭 성질을 거듭거듭 꾹꾹 눌러야 하는 일입니다. 바람이 직.. 2023. 8. 1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