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태그의 글 목록
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겸손2

불빛에 안겨. 퇴근길에 생일축하 케잌과 함께 사 들고 온 막내의 선물. 원래 입는 사이즈인데도 어딘지 큰듯하다. 나이를 먹어 키가 줄고 요즘 들어 체중도 준 탓인가? 한 치수 작은 것으로 입어나 볼 생각으로 오후에 집을 나섰는데, 팔이 맞는 대신 길이가 골반에 딱 걸리니 팔을 올리면 배꼽이 보일 판이다. "하얀 쪽으로 입으면 원래 팔이 조금 길어지더라고요..." 사장님의 말이 아니더라도, 어차피 정장 점퍼도 아니고 엉덩이에는 걸쳐야 하지 싶어 실없이 되돌아왔다. 날은 왜 이렇게 빨리 저무는지, 대문을 밀치고 들어서는데 마당 한가득 먹빛이다. 그 어둠 속으로 또 희끗희끗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고, 서재 창밖의 바람종이 이따금 점잖게 울고 있다. 마당 끝 아드님의 방, 그리고 내 서재. '누군가는 저 불빛 안의 세상을 평생.. 2021. 12. 19.
감사의 마음 아침부터 서재에 틀어박힌 것이 벌써 이 시간이 되었습니다. 일 년은 고사하고, 요즘은 하루도 왜 이렇게 빠르게 지나가는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랜덤으로 재생 시켜 놓은 음악들 순간순간마다 문득문득 많은 생각이 스쳤습니다. 특히 오늘의 노래들은, "사랑과 베풂"에 대한 생각을 유별나게 많이 들게 하더군요. "부모님의 사랑을 참 많이 받고 자랐구나…."라는 생각의 첫 단추가, 많은 얼굴들을, 순간들을, 순간의 기억을 불러냈습니다. '아, 아, 아...' 일상의 배부른 침대에 안주하느라 어제의 그림자가 되어버린 순간들이 떠오를 때마다, 탄성도 아니고 신음도 아니고 웃음도 울음도 아니고 말도 아니고 호흡도 아닌, 나지막한 그... 겨울밤 나뭇가지 흔들리는 그런. 그런 정체불명의 바람 소리 같은 것이, 얼만큼은 가.. 2021. 3. 3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