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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2

古家遺憾 반나절 잡부 다녀와 아침에 잊고 간 물고기 밥부터 챙기고 화단과 화분에 물 주고 샘에 들어가 샤워 꼭지 아래 한참을 앉아 몸에 밴 화기를 식히고 속옷과 양말 빨아 널고. 요 며칠 술밥만 먹었으니, 설거지통에 몇 개 있는 접시 부담 없이 씻어 치우고 저녁 지을 쌀 씻어 놓고. 갑자기 잡힌 모임 참석하러 부랴부랴 집을 나섰습니다. 모임에 참석하고 돌아오는 길. 갈 때는 늦지 않으려 서두르느라 몰랐더니, 오늘 잡부 하다 삐끗한 허리가 시원치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뒤로 빠지는 엉치와 끌리는 다리를 표내지 않으려 뒷짐 지고 로버트처럼 살살 걸어 돌아왔습니다. 씻어 놓고 간 쌀이 있긴 해도 밥솥 씻으며 덜어 놓은 바짝 마른 반 그릇쯤 되는 묵은 밥을 생각하니 꼴도 안 나고 귀찮아, 이차저차 중국음식점에 들려 짬뽕 .. 2022. 6. 23.
고가와 태중의 나이. 네 시 반. 눈을 뜨자 먼저 마당으로 내려섭니다. 어제 잡부 마칠 무렵 굵어지기 시작한 비가 여전히 내리고 있습니다. 봄 가뭄은 어느 정도 해갈될듯싶습니다. 선영 부모님 묘소에 보식한 떼를 생각해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어제 잡부 나간 현장에서 낮은 담장 너머로 보이는 이웃한 고가를 기웃거렸습니다. 요즘은 버려진 폐가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세월의 흔적. "뒤뜰의 장독대와 거친 비늘의 이끼 핀 감나무" "돌무더기로 만든 배수로" "흙벽돌 벽" "정주간이 숨어 있음 직한 앞마당과 뒷마당을 잇는 나무 대문" "돼지우리 안에 만들어 놓은 시멘트 구정물 통" 푸른 양철지붕을 떠받친 전체적인 모습만으로는 조금 어색한 듯한 부조화 안에, 구석구석 살펴보면 모두가 정겨운 모습입니다. 처음엔 흙벽돌로 쌓은 벽에 초가를 .. 2022.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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