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곱다1 유배(流配)의 누옥(陋屋)에 비는 뿌리고... 증조모님 젯밥 올리고 정리해야겠다고, 어머님 기일에 쓴 향로와 촛대를 그냥 두고도 어이없이 그냥 넘겼다. 그러니 맘이 영 불편하다. 그래서 겸사겸사 선영에 다녀오려 했는데... 종일 비 오는 날. 그래서 집 나서지 못한 날. 몸은 물먹은 솜처럼 천근이고, 날은 우중충 을씨년스럽다. 다음 주 여행 떠나기 전 월동 준비하느라, 뽁뽁이 새로 붙인 거실 창에 커튼도 친 데다가, 서재 이중창도 안팎으로 모두 닫아 놓았더니... 빛 들지 않는 어느 산중, 이끼 뒤덮인 버려진 음산한 폐가의 골방 구석진 천장 거미줄에 꽁꽁 묶여 있는 것 같다. 그 을씨년스러움이 내 감정의 댐 한계를 훌쩍 범람해 콸콸 쏟아져 흐른다. 무겁다는 표현으로는 너무 가벼운 우울한 마음이, 찢어진 나뭇잎이 되어 그 물에 휩쓸려 이리 부대고 저리.. 2023. 11. 1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