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그믐으로 가는 날1 밤 도깨비, 산 도깨비. 올 장마는 예년보다 늦어진다지만, 더위가 시작되는 것을 보면 언제 어느 날 쏟아져 내릴지 모를 일이죠. 광에서 삽과 갈퀴를 꺼내고, 조상님께 올릴 식모커피 한 병을 챙겨 헐떡거리는 장화를 끌며 선영에 다녀왔습니다. 산을 오르는 초입. 초록의 그늘에 쌓인 산길이 늘 다니던 길인데도 마치 처녀림에 숨겨진 비밀의 정원에라도 들어서는 듯 생경하게 압도합니다. 잠시 공포감이 들 정도로 말이어요. 산에 올라, 우선 부모님께 식모커피와 담배를 고이며 넙죽 절을 하고 옷부터 훌러덩 벗어 버렸습니다. 다행히도 지난봄에 보식한 떼는 제대로 활착이 되었는데요, 딱 그만큼만 더 보식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아직은 엉성합니다. 윗대 어르신부터 물골에 쌓인 낙엽을 긁어내고 쓸리는 곳 없도록 손보고. 부모님 묘 마당에 장화 벗.. 2021. 6. 22.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