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석문' 태그의 글 목록
암호.
묵은 우편물들 정리하다가 발견한 부적. 해독 불가의 금석문처럼, 떨어져 나간 경면주사 가루가 내 언제의 형편 위에 그려졌는지 기억 없다. 우선 떠오른 것은, "술 먹지 말라"고. 아니면, "술 먹어도 건강 해치지 말라"고. 아니면, "사네 마네 하는 이 염병할 것들, 지발 금슬 좀 좋아지라"고. 어쩌면, "성공하라"고. 그것도 아니면, 가슴에 묻고 당신께서 끝내 안고 가신 "점지와 맞바꾸기로 부처님이나 삼신할미님과 하신 약속, 걷어달라"고. 어머님의 눈물로 빌었을 이것. 있을 곳이 아닌 곳에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어디선가 꺼내 버리지 못하고 챙겨두었을텐데... '다시 접어 수첩 속에 넣어둘까?' 머뭇거리다가, '아서라, 그곳에서도 끈 못 놓으시고 속썩으실라...' 담담하게 소지했다. *냄비도 닦아 놓았고..
2023. 2.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