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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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암호.

by 바람 그리기 2023.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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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묵은 우편물들 정리하다가 발견한 부적.
 해독 불가의 금석문처럼, 떨어져 나간 경면주사 가루가 내 언제의 형편 위에 그려졌는지 기억 없다.




 우선 떠오른 것은, "술 먹지 말라"고.
 아니면, "술 먹어도 건강 해치지 말라"고.
 아니면, "사네 마네 하는 이 염병할 것들, 지발 금슬 좀 좋아지라"고.
 어쩌면, "성공하라"고.
 그것도 아니면, 가슴에 묻고 당신께서 끝내 안고 가신 "점지와 맞바꾸기로 부처님이나 삼신할미님과 하신 약속, 걷어달라"고.
 어머님의 눈물로 빌었을 이것.
 있을 곳이 아닌 곳에 있는 것을 보니 분명 어디선가 꺼내 버리지 못하고 챙겨두었을텐데...
 '다시 접어 수첩 속에 넣어둘까?' 머뭇거리다가,
 '아서라, 그곳에서도 끈 못 놓으시고 속썩으실라...'
 담담하게 소지했다.



 *냄비도 닦아 놓았고 재료도 다 손질해 두었는데 지질지 끓일지 볶을지... 간만보다 밤이 다 갔다.

 *요즘 잡고 있는 화두 "손님"
...문(을 닫고 밀어낸)안의 손님. ...문(을 닫고 돌아선)밖의 손님. ...(처음부터)손님이었던  이. ...(지금은)손님이 된 이...
 -그 모든 시간으로부터.



 
 202302023004목
 Song_for_anna-Nicolas_De_Angelis.
 고연히 아까운 생라면만 하나 잡았다.
 이대로 잠자면 볼것 없이 배 부글거릴텐디...
 그러고 보니 아주 오래전에 「부적(符籍」이란 시를 분명 써서 발표했는데, 시집 어디에도 없네? 「부작(符作)」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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