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까마귀 울던 날1 까마귀 울던 날. 돌려드릴 물건을 들고 어머님께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커피로 고하고 절을 올렸습니다. 잡수시는 동안, 선영 아래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가방을 열었습니다. 병원 퇴원 후 잠시 머무셨던 요양병원. 그곳에서 다시 대전으로 모시며 부랴부랴 꾸린 가방. 떠나시고 삼 년이 지나도록 내 서재 한쪽에서 화석이 되었던 시간. 쓰다 만 일회용 커버. 잡수시던 약. 끝내 다시 입지 못하신 춘추 내의와 양말. 쓰시던 칫솔과 세면도구와 물휴지와 방향 탈취제. 누렇게 변색한 종이컵 몇 개. 잠시 머문 요양병원에서 식사 때 채워드리던 비닐 앞치마. 병원 모시고 오가는 길에 겨울이 오기 전까지 끼워드리던 망사장갑 한쪽. 그리고 좋아하시던 커피 몇 봉과 다 부서진 과자 하나. ...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던, 하늘이 참 을씨년스럽게 어두.. 2020. 12. 2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