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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드릴 물건을 들고 어머님께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커피로 고하고 절을 올렸습니다.
잡수시는 동안,
선영 아래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가방을 열었습니다.
병원 퇴원 후 잠시 머무셨던 요양병원.
그곳에서 다시 대전으로 모시며 부랴부랴 꾸린 가방.
떠나시고 삼 년이 지나도록 내 서재 한쪽에서 화석이 되었던 시간.
쓰다 만 일회용 커버.
잡수시던 약.
끝내 다시 입지 못하신 춘추 내의와 양말.
쓰시던 칫솔과 세면도구와 물휴지와 방향 탈취제.
누렇게 변색한 종이컵 몇 개.
잠시 머문 요양병원에서 식사 때 채워드리던 비닐 앞치마.
병원 모시고 오가는 길에 겨울이 오기 전까지 끼워드리던 망사장갑 한쪽.
그리고 좋아하시던 커피 몇 봉과 다 부서진 과자 하나.
...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던,
하늘이 참 을씨년스럽게 어두운 날이었습니다.
202012232631수
"모든 게 우리 주님의 뜻이로다"
"아버지 하나님이 만드셨고 그분 품으로 다시 돌아가 그 품에서 영생을 얻는 일이니 슬퍼할 일이 무엇인가!"
-문득, 이별도 하나님께 던져버리니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좋겠다는 생각이...
-비겁하다는 생각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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