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나는 잡부다 / 성봉수1 ☆~ 나는 잡부다 / 성봉수 ~☆ 나는 잡부다 / 성봉수 나는 잡부다 없다고 크게 불편한 것 없고 있어도 그다지 살가울 일 없는 그저 그런 막일꾼이다. "왜"는 있어도 안 되고 "이렇게"는 상상해서도 안 되는 영혼 없는 막일꾼이다. 이날 나는 청주 사창동 옛 삼성 서비스센터 뒷길 어디로 부속처럼 실려 갔는데, 이상하리만큼 이 골목이 낯설지 않다. 무엇으로 하여 그러한지 기억의 문 안을 엿볼 틈도 없이 서둘러 공구를 건네고 망치를 물어 나르며 충실한 개처럼 꼬리를 흔든다. 그냥 그뿐이었으면 다를 것 없던 오후, 낡은 가구에 숨은 녹슨 못에 손을 찔려 체기의 비방 같은 빨간 피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피가 떨어진 먼지 구덩이에서 포로롱 연기가 솟아오르며 기억의 램프 안에 갇힌 그날의 사내가 세상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 사내는, 멈칫하는 .. 2022. 11. 4.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