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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몫2

까마귀 울던 날. 돌려드릴 물건을 들고 어머님께 다녀왔습니다. 따뜻한 커피로 고하고 절을 올렸습니다. 잡수시는 동안, 선영 아래 마당에 구덩이를 파고 가방을 열었습니다. 병원 퇴원 후 잠시 머무셨던 요양병원. 그곳에서 다시 대전으로 모시며 부랴부랴 꾸린 가방. 떠나시고 삼 년이 지나도록 내 서재 한쪽에서 화석이 되었던 시간. 쓰다 만 일회용 커버. 잡수시던 약. 끝내 다시 입지 못하신 춘추 내의와 양말. 쓰시던 칫솔과 세면도구와 물휴지와 방향 탈취제. 누렇게 변색한 종이컵 몇 개. 잠시 머문 요양병원에서 식사 때 채워드리던 비닐 앞치마. 병원 모시고 오가는 길에 겨울이 오기 전까지 끼워드리던 망사장갑 한쪽. 그리고 좋아하시던 커피 몇 봉과 다 부서진 과자 하나. ... 까마귀가 까악까악 울던, 하늘이 참 을씨년스럽게 어두.. 2020. 12. 24.
남의 손에 열쇠. 차 트렁크에 들어가도록 분리형 붕대를 별도 구입해 사용한 예초기. 년 한차례뿐이긴 해도 구입한 것이 십 년도 훨씬 전이다 보니 작년부터 연결 부위 고정 틀에 유격이 생겨 겉돈다. 고무장갑을 잘라 그 유격을 잡아 사용했는데, 올해 꺼냈을 때 그것이 삭아 다시 만들어야 했다. 하, 너트 하나 잡고 두 시간. 근시에 온 노안은 늘 내 의지의 한계를 시험한다. "쓰면 원시로 안 보이고 벗으면 근시로 또 안 보이고" 썼다 벗었다... 몇 해전 거금을 주고 맞춘 다초점 안경, 원시도 그 정도가 자꾸 변하니 거기에 맞게 계속 안경을 바꿔야 한다는 걸 뒤늦게 알았으니 평범한 일상에서나 유용할 뿐 있으나 마나.(없는 거 보다야...) 자각 내가 성질이 얼마나 급한 사람인지. 그 급한 성질을 언제 자각했는지. 자각하고, .. 2020.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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