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 태그의 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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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4

왜? 점심 먹고 커피 마시러 왔습니다. 담배 사러 들어간 편의점, 사장님이 멈칫 놀랍니다. 왜??? 깡통 보내준다던 목사님, 우크라이나서 공수하는지 여태 소식 없고... 2022. 12. 12.
내 얼굴에 뭐가 묻었나? 늙은 도심에 게으른 햇살이 채 자리하기 전, 이른 잡부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난닝구 안 입고 나갔다가 등이 서늘해 혼났습니다. 현장 가는 길, 트럭에 올라 탄 나를 오야가 아래위 곁눈으로 쓰윽 훑어 보고는 알 듯 모를 듯한 표정을 짓습니다. 뒤통수가 뜨거워 휙 돌아보니, 나를 쳐다보던 아주머니께서 급하게 시선을 피합니다. 현장 쥔 댁 할머님께서 물끄러미 바라보시다 말씀하십니다. '이 양반은 참 요새 사람 같지 않네" 그 뒤에 뭐라 뭐라 하셨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관종이라기엔 너무 추접스럽고, 루틴이라기엔 너무 그지 같고, '욕 먹이기 돌려치기'라기엔 의미 없는 일이고... 뭐 그렇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삼월이께 인사드리고(눈이 쾡하신 것이 여태 졸고 계셨던 듯싶습니다) 양말 빤 것 볕 드는 .. 2022. 11. 30.
빙의(憑依)의 까닭. 길을 가다, 인적 끊긴 행길의 풍경 앞에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먹었다. 이따금 차가 지나갔고 가로수는 옅게 흔들리고는 했는데, 그 언제,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향하던 버스 밖, "지붕 낮은 집들에 둘러싸인 좁은 골목 양달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먹던 그 사내가 된 듯도하고", " 생면부지의 낯선 도시를 지나는 버스 안에서 차창 밖 풍경에 턱을 괴고 있는 사내" 같은, 마치 어느 영화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목적지 없는 보헤미안의 헤진 망토인 듯도 싶고, 무리에서 밀려나 정처 없이 걷고 있는 늙은 노숙인의 빠진 이빨인 듯도 하던, 순간. 그 짧은 햇살과 그림자와 나뭇잎의 정적이, 나를 주저앉혀 담배를 물게 했는데. 간절하다는 지금도, 무엇으로 하여 망각으로 침잠 되는가? 꿈에 번암.. 2022. 9. 21.
숨처럼. 토요일 잡부 나가는 길. 뒤통수에 따가운 눈총이 쏟아졌습니다. "또 그지같이 하고 나가네..." 시공할 물건을 끙끙거리며 나르고 있는 현장, 원청 사장이 뜬금없이 묻습니다. "아저씨! 신 좀 다른 거로 신으면 안 될까?" 오야가 대답합니다. "저 아저씨는 신발이 장화밖에 없어서..." 원청 사장이 되묻습니다. "아니 그래도... 집주인이 보면, 이상한 사람들이 와서 시공하는 거로 보일까..." 함구한 나 대신 오야가 대답합니다. "잡부가 뭐... 나만 깨끗하면 됐쥬. 잡부인디..." 오전 작업을 마치고 점심 먹으러 들린 식당. 오야는 먼저 들어가고, 식당 입구에서 남자 사장이 배추 포기 가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옆 의자에 앉아 담배를 먼저 먹고 있는데 식당 사장이 웃으며 얘기합니다. "언제…. (이다.. 202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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