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憑依)의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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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빙의(憑依)의 까닭.

by 바람 그리기 2022.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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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가다,
 인적 끊긴 행길의 풍경 앞에 털썩 주저앉아 담배를 먹었다.



 이따금 차가 지나갔고 가로수는 옅게 흔들리고는 했는데,
 그 언제, 구룡포에서 호미곶으로 향하던 버스 밖,
 "지붕 낮은 집들에 둘러싸인 좁은 골목 양달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먹던 그 사내가 된 듯도하고",
 " 생면부지의 낯선 도시를 지나는 버스 안에서 차창 밖 풍경에 턱을 괴고 있는 사내" 같은,
 마치 어느 영화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하면서 말이다.


 목적지 없는 보헤미안의 헤진 망토인 듯도 싶고,
 무리에서 밀려나 정처 없이 걷고 있는 늙은 노숙인의 빠진 이빨인 듯도 하던,

 순간.

 그 짧은 햇살과 그림자와 나뭇잎의 정적이,
 나를 주저앉혀 담배를 물게 했는데.

 

간절하다는 지금도, 무엇으로 하여 망각으로 침잠 되는가?

꿈에 번암 작은 외할아버님을 뵈었다. 뜻밖의 조우(遭遇)가 반갑기를 앞서 당황스럽다.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Die Traumdeutung)’에서 의도적으로 억제된 기억들이 꿈속에서 다시 등장한다고 주

sbs210115.tistory.com



 내가 찾아가거나 내게 찾아 온 거기.
 그 안에 감춰진 무엇이 나를 무너지게 했는지.
 애써 알려 하지 않았다.

 

 
 김정수-내 마음 당신 곁으로.
 배고푸다. 밥 묵자...

-by, ⓒ 詩人 성봉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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