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단 호박씨1 개사람네. 점심 먹고 차 먹고 담배 먹으며 담소 나누다 보니 하루가 다 갔다. 돌아와 마무리할 생각으로 세탁기에 넣어 둔 겨울 옷 빨래거리가 오늘은 물구경 하기 글렀다. 대문을 밀치고 골목 끝을 빠져나오는데 광 벽 쪽에 뭐가 얼핏 보인다. 기척 없으신 삼월이 우리를 허리 숙여 바라 보니 부재중이시다. 손에 든 쇳대로 바깥채부터 열고 확인하니 식탁 아래에도 안 계신다. 빼꼼 열려 있는 방문을 향해 소리친다. "삼월아, 쥐잡어, 쥐!" 역시 꼬리가 다섯개 쯤 달린 사람개다. 쥐 잡으라는 말에 후다닥 튀어나와 앞뒤 가릴 것 없이 광쪽으로 내달린다. 방금 지나갔으니 그 체취가 생생할 터, 코를 벌렁거리며 좌불안석 이리저리 뜀박질인데, 딱 보니 삼천포로 내빼도 진작에 내뺐다. '사람개가 나은 지, 개사람이 나은 지 한번 겨.. 2024. 4. 1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