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2021 첫눈1 첫눈 오신 날. 기다리던 첫눈이 오신다. 그냥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투 위에 두꺼운 목도리를 두르고 집을 나섰다. 오후로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길이 벌써 얼기 시작했다. 뒷짐을 쥐고 걷다가 미끄덩 넘어질 뻔했다. 엉거주춤 걸어 천변 육교에 올라 먼 하늘을 본다. 북풍한설이 제대로다. 바람이 어찌 매운지 손이 떨어져 나갈 듯 시리다. 가로등이 들어오고 금세 사위가 어두워진다. 찻집에 들러 유자차를 마주한다. 맛도 온기도 기대만 못 하다. 집으로 돌아와 다이소에서 사 온 성탄 트리를 조립해 서재 창가에 올려뒀다. 첫눈이 오시면, 코를 벌름거리며 하늘 한 번 땅 한 번 고개를 갸웃거리기 마련인데, 눈이 오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으니 삼월이는 참 이상한 개다. 오로지 건너 채 식탁 아래를 차지하려 문이 열리기만 학.. 2021. 12. 1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