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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첫눈이 오신다.
그냥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외투 위에 두꺼운 목도리를 두르고 집을 나섰다.
오후로 접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길이 벌써 얼기 시작했다.
뒷짐을 쥐고 걷다가 미끄덩 넘어질 뻔했다.
엉거주춤 걸어 천변 육교에 올라 먼 하늘을 본다.
북풍한설이 제대로다.
바람이 어찌 매운지 손이 떨어져 나갈 듯 시리다.
가로등이 들어오고 금세 사위가 어두워진다.
찻집에 들러 유자차를 마주한다.
맛도 온기도 기대만 못 하다.
집으로 돌아와 다이소에서 사 온 성탄 트리를 조립해 서재 창가에 올려뒀다.
첫눈이 오시면,
코를 벌름거리며 하늘 한 번 땅 한 번 고개를 갸웃거리기 마련인데,
눈이 오거나 말거나 관심이 없으니 삼월이는 참 이상한 개다.
오로지 건너 채 식탁 아래를 차지하려 문이 열리기만 학수고대다.
없는 이는 더운 것이 나은데,
첫눈 오시고 바람 매운 이런 하루쯤은 여유로워도 좋을 일이다.
양쪽 새끼손가락 손톱에 쌀알만큼 남아있는 봉숭아 꽃물.
이젠 잘라내도 될 일이지.
천변 육교에 올라,
오래전 지팡이를 짚고 걷던 그 추운 날들을 생각했다.
202112172957금
닥터지바고-라라테마
이음악을들으면가슴한쪽이왜이리도아려오는지모르겠다
매운바람을잡고첫눈오신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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