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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든 오래된 집 마당의 겨울 볕.
삼월이가 집에서 나와 자세를 잡고 앉았다.
추위는 사람에게 건 짐승에게 건 가혹하다.
볕을 차지하고 앉은 삼월이가 부럽다.
벙거지를 쓰고 볕 한쪽에 함께하며 재롱을 떠는데, 꼬리를 흔들지 않는 것을 보니 생각이 깊은 모양이다.
(...재가 왜 그라지?)
본때 없이 자란 가지에 광으로 오가는 길이 거추장스러워 마구 잘라낸 매화.
꽃이 한창일 땐데, 지난해 추위 초에 몇 송이 개화 후론 망울만 다닥다닥 맺고 소식이 없다.
앓나보다.
지금 나의 모든 것이 정지됐다. 아니, 정지시켰다.
우울과 평상의 아슬아슬 한 경계 탓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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