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금 들인 안경을 맞추고 그 효용성을 검증할 겸 컴 앞에 앉은 날.
결론은 아니올시다.
잠시 잠깐 업무를 보는 이라면 모를까, 최하 6시간은 컴 앞에 앉아 몰입하는 처지에서는 고문이 따로 없다. 모니터에, 돋보기가 들어간 부분을 초점을 맞춰 바라봐야만 제대로 보이니 자세에 변화를 줄 수 없다. 온몸을 경직시키고 똑같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고문 중에 상 고문이다.
"이 안경이 자세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던 안경사의 말이 무슨 말이었는지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평상시에의 쓰임에 효용이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은데, 장시간 컴 앞에 앉아 있기에는 그 효용이 가격대비 모자란단 얘기다.
"몰라서 그렇지! 나이가 들면, 반대로 도수를 낮게 맞춰야 하는겨"라던 천보당 사장님의 말이 이해가 간다.
다초점 안경을 써본 내 결론은,
1,다초점 안경은 평상시에 사용한다.
2,컴이나 문서 작성을 위한 장시간 작업 시에는,
이제껏 그랬듯 졸보기 위에 돋보기를 겹쳐 쓰던지 아니면, 도수를 확 낮춘 난시 안경을 맞춰 쓰고 돋보기 역할을 대신시킨다.
……. 의 결론.
이 안경은 거금 들여 맞췄으니 평상시에 쓰고, 여유가 되면 도수를 확 낮춘 싸구려 난시 안경을 하나 장만해야겠다.
포탈 여기저기에, 내 시가 그렇게 많이 돌아다니는 줄을 몰랐다. 지금이야 '물 한잔'카테고리의 글 외엔 스크랩을 못 하도록 잠가놓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비공개로 설정을 해놓긴 하지만, 아마도 그런 설정을 하기 전에 공유되었던 글인 모양인데 예상외로 많은 곳에 있어서 깜짝 놀랐다. 언제 그렇게들 가져갔지? 그러면서도 씁쓸한 것은, 글을 옮겨 같던 사이트(주로 카페)의 많은 곳이 지금은 활동이 왕성하지 못하다는 것.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한 당연한 현상이겠지.
'아차, 하면 뒤떨어지고 낙오되는 세상'인데, 블로그를 기본 홈피로 유지하고 있는 효용에 잠시 혼돈이 온다.
추이와 추세를 잘 읽어야 하는데…….
밤사이, 언제부터인지 또 눈이 오고 있다. 골목에 적지 않게 쌓였는데 치우지 않고 삼월이 사료만 챙겨주고 그냥 건너왔다.
'오도독오도독' 잘 먹는다. 커다란 우리에 혼자 들어앉아 떨고 있는 놈을 보니 딱한 마음도 든다.
아빠 먹으라고 연아가 사다 놓은 식모 커피를 타들고 왔다.
커피에 약 챙겨 먹는 이가 나 말고 또 있을까 싶다.
귀에서 매미가 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