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내내 편집 교정에 매달렸더니
용량 이상의 일정에 몸에 부하가 걸렸던 모양이에요.
어젠 마지막 편집 교정을 보고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저녁을 먹고 연정이 생일케이크에 불 댕겨주고
쿠션에 기대 TV 앞에 기웃하게 누웠다가, 잠이 들었다 깨기를 반복했습니다.
현관문은 활짝 열어놓고 마당에 전등도 끄지 않고 선풍기도 틀어놓은 채 말입니다. 몸이 불편해서 눈이 뜰 때마다 시간은 한 시간씩 흘렀어요.
'어고…. 얼른 일어나서 내 방으로 건너가 편히 누워야지.'생각은 하면서도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말입니다.
새벽 네 시가 넘어서면서 간신히 몸을 추슬러 내방으로 건너와 쭈욱 펴고 자리에 누웠죠.
<약간의 통증이 던져주는 이차적 쾌감>을 아시나요?
이를테면, 정강이 부근을 예상치 못해 상황으로 부딪혀 눈물이 찔끔 나도록 통증을 느끼게 되면, 통증이 잦아들 무렵 은근하게 느껴지는 쾌감 같은 거 말이어요. 이런 경험을 말하는 제가 조금 엉뚱맞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기지개를 피면서
그런 비슷한 쾌감을 느꼈다는 말이죠.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감정의 확장인데요,
예전엔 시작하느라 단어 하나 쉼표 하나에 온 정신을 몰입하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면
온몸에 기운이 다 빠지고 허기가 지면서 그런 쾌감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고통 뒤의 쾌감을 맛보던 그 집중의 노력이 언제였는지….
스스로 자문합니다.
몇 주 전부터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 개미가
마당을 지나 부엌 싱크대로, 거실로. 난립니다.
2년 전에, 놈들을 없애느라 에프킬라 열 병은 쓴 거 같아요.
이번엔 화단 주위에서 부터 집 안에까지 놈들이 차지하고 있는 왕국의 크기가 너무 큽니다. 금전적인 부담도 있고 해서 방금 농약 방에 들러 희석용 물약을 사 왔습니다. 어머니 중간 혈압 안정되시는 것을 확인하면
집에 가서 뿌리고 와야겠어요.
'여기 00 군 친정 맞아요?
농약을 사 나오면서 여쭤보긴 했지만,
문을 밀치고 들어설 때 이미 알겠더라고요.
씨 도둑질은 못한다고, 점포 안에 계신 몇 분의 인상에서 이미 가늠이 되더군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한 막바지 장마예보가 있어요. 그래서인지 바람이 건듯 불고 하늘이 어둡네요.
남부지방에는 해당이 없다 하니 이 또한 걱정입니다.
제 SNS로 닿은, 분지 안의 인사께서 하신 말씀. <대프리카>
경험하지 않아도, 불볕더위가 건네는 고통이 어떠한지 실감이 납니다.
걱정스러워도 대신할 순 없는 노릇이고,
모두 모두 사리고 조심해서 이 힘듦에서 슬기롭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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