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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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2007.07.03~2023.12.30)

불면의 밤.

by 바람 그리기 2020.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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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하게 3시간 48분째 잡고 있는 징그럽게 쓴 첫 커피.

 그런 일이 없었는데 커피가 속을 훑어, 냉차가 되도록 입술에 찍어 바르며 앉아있다.

 

 "밥 드릴게요"

 아점이라기엔 조금 늦고, 점저라기엔 한참 이른 시간.

 어쨌건 밥을 준다니 고맙긴 한 일인데...

 

 "밥"이라는 말에,

 갑자기 느껴지는 이 공복의 간사함은 또 뭔지...

 

 

 

 

MIX-_-Nino_Rota-Plein_Soleil_-_Leo_syer- MORE_THAN_I_CAN_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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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내 이어진 과분한 백색소음.

 그 단아한 정적을 잡고 누웠어도 감기지 않는 눈. "앞뒤가 바뀌고 뒤범벅된 일상의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이기엔 불면의 손톱이 너무 앙칼지다.

 살금살금 건너채에서 퇴주를 덜어왔다.

 

 6:30.

 주전자가 다 비었을 때, 겨우 손발이 따뜻해진다.

 어둠의 빛이 거의 사라질 무렵, 빗소리가 제법 굴어지기 시작했다.

 '옳타커니, 누워도 되겠다...'

 하, 몸이 따뜻해지니 또 벌거지들이 극성이다.

 몸 알 수 없는 이곳저곳이 군실거린다.

 미치겠다.

 

 9:30.

 비몽사몽이건 몸과 맘이 서로 다른 곳에 있었건. 어쨌든 기억나지 않는 3시간이 흘렀다.

 사도세자 혼령이 떠나갔으니 되었다.

 


 

 *때 맞춰 내려준 비.

 물기가 마르기 전에 누수가 시작됐음직한 곳을 살피러 옥상에 갔다.

 아, 생각보다 심각하다.

 물이 고여 있는 곳과 벽이 닿는 경계면에 몰탈 보강으로 물매를 잡아 놓고, 유성페인트로 마감할 생각이었는데...

 그렇게 껌딱지 바르듯 해서는 될 문제가 아니고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작업량도 아니다.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다.


 

 *방금 노 시인님께서 직접 넣으신 원고 청탁 전화를 받았다.

 마감일이 월요일이라는데, 얼결에 대답해 버렸다. 직접 전화까지 주셨으니 신작을 보내드려야 예의인데 큰일이다. 일 저질렀다.

 


 

 삼월이 언니,

 아점저 상을 밀쳐 놓고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며 낄낄거리고 있다.

 뭐가 저리도 재미있을까???

 시끄러워 죽겠다.

 방송이 끝났나보다. 티브이 콘센트를 '빡(그놈에 만능 고장의 마법 손)' 끄고 건너간다.

 조용하다.

 살 것 같다.

 

 한 모금 남았던 커피를 버리고 식모커피를 탔다.

 맛나다.

 

 음악에서 차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어쩔 수 없는 이 잡탕 본능...

 

 

 

 개별 듣기

 

 

 Nino Rota-Plein Soleil(태양은 가득히 OST)

 

 

 Leo syer-MORE THAN I CAN 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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