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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코 친 후 탈색했던 머리가 삼부쯤 길고 보니 마치 가을 탈곡을 마친 후에 탑시기가 앉은 꼴 같다.
'하고 남거든 아빠도 해주라!'
막내 놈은 앉고 큰놈은 바르고....어제 마당에서 두 자매가 염색을 했다.
오늘 개최될 행사 진행을 위해 참석해야 하니, 떡 본 김에 제사 지내자는 야그다.
머리를 감고 거울 앞에 선 모습이, 어디서 많이 본듯한 모습인데 생각이 안 난다. 새까만 머리칼이 내가 아닌 것 같고 영 이상하다.
눈을 뜨고 샘에다 뇨기를 해결하고 돌아서며 마당 거울 앞에 섰다.
'에이…. 그냥 둘걸. 조졌네….'
하루가 지났어도, 새까만 머리가 영 거시기 허다.
방으로 돌아와 모닝 담배를 입에 물고 나니 번뜩 떠오르는 모습.
아띠....똥파리!!!
아침 챙겨 먹고, 슬슬 움직이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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