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고 보니 후회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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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끽연

지나고 보니 후회뿐이네.

by 바람 그리기 2018.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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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에 잠긴 빈집.

오래된 집 마당에 모처럼 앉아, 깊어가는 어둠에 몸을 맡겼습니다.

배를 뒤집고 누워 아양을 떠는 삼월이.

슬리퍼를 벗은 한쪽 발을 올려 쓰다듬어 줍니다.

커피를 마시며 그렇게 오래 앉았다,

샘에 가서 뿌득뿌득 세수하고 들어왔습니다.

 

주인 잃은 요강. 칫솔. 비누. 수건….

그냥 그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있습니다.

 

'뽀득뽀득 닦으시라!'

'비누를 더 박박 비벼 많이 묻히시라!'

'누가 속옷 빨고, 양발 빨고, 요강 부시라 했냐!'

'얼른 세수나 부지런히 하시라!'

곁을 지키고 서서,

지랄 퍽 떨었습니다.

왜 그 지랄을 떨었는지….

 

지나보니 모든 게 원통하고 후회스런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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