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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나서니,
어린아이 속살같이 뽀오얗게 번 매화 꽃잎마다
연분홍 연지로 단장하고 있습니다.
만개한 난 향에 취해 설레던 가슴이 달아오른 모양입니다.
그 모습이 어찌나 고운지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서성입니다.
카메라 앵글로는 담아 낼 수 없는,
이 향과 빛과 공기와 바람과 그 모든 것에 감탄하고 있는 내 순한 기쁨….
그대에게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커피를 맛있게 내려, 반 모금 반 모금씩 천천히 넘기면서,
내게 허락된 이 침잠의 정적에 편하게 복종하고 있습니다.
하루 사이에 고욤나무 가지 끝마다 초록의 잎새들이 비밀스럽게 맺혀 있습니다.
나는 오래된 집 한가한 마당 구석의 의자에 등을 비스듬히 누이고 앉아,
내가 있는 지금의 이 모든 지금이
아름답고 온전한 모습으로 그대에게 또한 그런 모습으로 느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바람도 새 소리도 참 좋습니다.
커피를 한 잔 더 해야겠습니다.
-참, 깜빡했습니다.
모처럼 증정받은 시집을 넘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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