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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벌의 밥그릇과 세 벌의 수저와 쟁반 세 개.
그러니 "하루 한 번 설거지"를 기본으로 깔고 사는 취식 행위.
어떤 날은 하나 가지고 헹궈 쓰고, 똑같이 한 벌을 헹궈 쓰는 상황이라도 나머지 두 벌을 설거지통에 담아 놓고 한 주를 보내기도 하고, 어떤 며칠은 라면 냄비와 수저 한 벌로 보내기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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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하다 보니 쟁반 하나가 사라졌다.
마침 정수기 물 뽑으러 건너온 삼월이 언니께 여쭌다.
'혹시... 내 오봉 하나 바깥채로 가져갔는가?'
"아뉴! 내가 이 방 물건 쓸 일이 뭐 있슈?"
'이상하다? 하나가 어디 갔지?'
말꼬리를 채 되감기 전에 삼월이 언니께서 던진 표창이 뒤통수로 휘리릭 날카롭게 날아온다.
"어이구! 이 건 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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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며칠 전 꽁꽁 언 김치 썰어 소분해, 녹으라고 내려놓으며 국물 넘칠까 받쳐 놓고는 깜빡했다.
뒤통수 긁적거리는 내게 삼월이 언니께서 주먹을 움켜쥐고 다가오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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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물건 못 찾는 데는 뭐 있다니께! 맞으야 도ㅑ!"
여러분, 힘없고 불쌍한 늙은 남자 때리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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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4토
우연이-사랑만해요
-by, ⓒ 성봉수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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